아카시, 우리가 지내고 있는 이 시간선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 유토피아라고 한다면 너는 믿을 것 같아? 이상하잖아. 부자연스러울만치 모든 것이 평화로운 이 순간이 말이야. 그렇지 않다고, 이 결말이 맞았을 것이라 단언하는 노란 대가리의 웃음에는 위선이 느껴져. 난 눈을 보면 알아. 내 선택을 기다렸단 듯 나타난 백마 탄 왕자의 모습에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거든. 분명히, 다른 곳의 나는 널 미워했을 거라는 확신이 이따금 머리를 어지럽히곤 해. 이건⋯ 뭘까? 의문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행복을 지키는 방법일까?